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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세 살 신규간호사의 블로그
간호사가되겠다고?/3학년일기

[서른한살, 간호학과 3학년] 취업을 해야하는데..

by 애착인간 2020. 12. 17.

 우리 학교는 자대병원이 있다. 여러개 있다. 나이 많은 편입생으로서 자대병원만이 살 길이라 일부러 자대병원이 좋은 학교를 선택해서 편입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4학년 졸업생 중 반도 안되는 수 만이 자대병원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률이 나쁜 학교는 아닌데 취업에 아예 한군데도 성공하지 못한 4학년도 있다고 한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간호학과에 온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취업이 잘 된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물론 아무것도 모를때였지). 특히 우리학교처럼 모두가 자대병원으로 취업하여 취업준비라는 것보다는 학교공부자체에만 힘을 주는 커리큘럼을 가진 학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다. 3학년이 끝나고 당장 다음학기 6월부터 자소서를 내야 하는데, 이력서에 쓸 한 줄, 토익, 아무것도 정보가 없다. 방학인데 코로나라 집에만 있는 와중에 뭘 해야할 지 몰라서 멍하기만 하다. 

 여기저기 카페나 들락거리며 토익, 봉사, 자격증.. 내가 해야할 일을 찾아보고 있는데 이런다고 달라질까? 하는 염세적인 생각도 든다. 선배가 해준 경험담 중 하나는, 1차, 2차까지 붙고 면접까지 갔더니 면접관이 그러더란다. "서른? 너무 많아 안돼" 그럴거면 1차에서 떨어뜨려줬으면 좋았을거라고 하며 얘기해주었다. 

 좋은 곳에 취업을 하고싶은 것은 당연하다. 좋은 병원이 처우가 더 낫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케이스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내 간호사 인생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은 어디서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병상 수 많은 병원에서 일해본 간호사가 내가 생각해도 더 좋을 것 같다. 

 불안한 마음에 봉사자 모집 홈페이지만 들락..날락.. 방학을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게 나이 서른하나의 학생이란 짐이 있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