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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세 살 신규간호사의 블로그
간호사가되겠다고?/3학년일기

간호학과에서 배우는 것

by 애착인간 2020. 8. 5.

1. 간호학과에서는 생각보다 수업 과목수는 많지 않다. 그런데 시간은 없다. 실습이 많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수업은 1학점 내지는 2학점이다. 그래서 3학년 1학기를 진짜 죽어라고 들었지만 17학점이었다. 전에 대학 다니던 시절, 모든 전공과목이 3학점이어서 정말 널널했었다. 그 때, 간호학과 다니던 친구가 나보고 21학점 듣는다니까 그러다 죽는다고 해서 "왜?"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그친구가 이해가 된다. 3학년 1학기에는 정신간호학, 모성간호학, 성인간호학2, 아동간호학2, 지역사회간호학2 5과목으로 이론수업을 했다. 실습은 아동간호학실습 등 6과목이었다. 근데 10과목을 전공이론으로 들었던 2학년 2학기보다 힘들었다. 실습은 학점 배정은 적고 할 일은 많다. 실습 수업은 너무 재밌지만 힘든 건 다른문제다. 

 

2. 간호학과는 성적 나오기가 어렵다? 

 난 언제나 공부 안하는 한량이라 극단적인 비교는 불가능한데, 간호학과가 아닌 사람이랑은 비교하는게 불가능하긴 할 것 같다. 동기인 22살 짹짹이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3점 중후반 정도 나오면 간호학과 나온 사람들은 다 오오~ 하는 분위기다. 열심히 살았구나~ 한다. 우리 학년에 1~2등 하는 친구 하나는 룸메가 기숙사에서 자는 걸 본적이 없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3. 실습 나가면 투명인간이 된다. 실습이 일이라고 생각했다. 알바같은 거 아닐까? 가서 미리 간호보조업무해보고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습은 그런게 아니라 간호업무를 보기만 한다. 물론 간단한 체온재기, 혈압재기, 이런 것들을 하기도 하지만 정말 주로 하는 것들은 병원 곳곳을 다니면서 보고 어떤 일을 하는 지 배우는 게 다다. 병동에 있을 때는 간호사 선생님들이 약을 환자들에게 나눠주시거나, 채혈을 한다거나, 주사를 놓는다거나 하는 것들을 따라다니며 보게되고 CT실이나 MRI실 같은 각종 검사실을 다니면서 또 보게된다. 그러니, 우리에게 관심있는 사람은 없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애초에 너무 바빠서 우리같은 조무래기와 상대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붙들고 뭘 가르쳐 주고 할만한 여유가 없다. 각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알아서 보고 배워야 한다.(현실간호사신규연습)

4. 서열문화는 많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원래는 군기를 잡는답시고 한두해 전까지만 해도 신입생을 모아다가 선배들이 이유없이 혼내고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없어졌다고 들었다. 아예 날짜를 정해놓고 혼나는 날 정장과 구두를 차려입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내가 스무살 때 들어왔으면 영락없이 걸려서 혼났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 지금은 군기 잡는다 해도 언니.. 언니는 집에 가주세요.. 라고 하겠지. (ㅋㅋ) 

 

5. 교수님을 비롯한 교직원분들과는 수직적인 관계가 있다. 나는 지난 학교에서 실험실 교수님과 가까이 지냈고 현재도 연락을 개인적으로 주고받고 있는데, 우리학교만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더 교수님을 어려워하고 개인적인 의견을 낼 기회가 많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