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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세 살 신규간호사의 블로그
간호사가되겠다고?/3학년일기

[서른한살, 간호학과 3학년] 간호학과 실습방법, 코로나 실습, 간호학과 실습

by 애착인간 2020. 7. 27.

코로나로 이번 학기는 학교에 나간 게 5주가 채 되지 않는다. 개강이 2월 28일이었는데, 처음엔 2주씩 미뤄지다가 나중에는 한달씩 미뤄지고 결국은 싸이버 강의로 5월까지 수업을 듣고 종강 5주전에 복학을 하여 4주동안 실습을 하고 중간/기말 통합 시험을 마지막 주에 치르고 종강을 했다.

 간호학과는 1000시간의 병원 실습을 졸업필수요건으로 가지고 있다. 간호학과를 가지고 있는 대학이 간호학과 학생의 실습시간을 채우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학기중에 실습과 수업을 병행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학기중에는 수업을 빨리 진행하고 남은 수업기간과 약간의 방학을 이용해 실습을 하게 하는 것이다. 보통 실습과 수업을 병행하는 방법은 대학병원이 있는 간호학과에서 쓰는 방법이고, 학교와 병원의 거리가 멀거나, 자대병원이 없는 간호학과 에서는 두번째 방법을 많이 쓴다.

 우리 학교는 병원안에 간호학과와 의학과가 있기 때문에 학기 중에 실습과 수업을 병행하는 방법을 써서 일주일에 2회 실습, 3일 수업의 과정으로 방학이 2달로 완전하게 확보가 된다는 유일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학교인데, 내가 가장 두려웠던 것이 이 방학이 사라지는 거였다. 두달정도는 쉬어야 간호학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단 말입니다!

 다행이도 나만큼이나 교수님들이 간절하셨는지, 5월 중순에는 실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자대병원 실습이기 때문에 실습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매일 쏟아지는 과제와 퀴즈에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다. 일주일에 한 병동씩 실습을 돌고 일주일동안 한개에서 두개의 케이스 보고서(자신이 맡은 환자에 대한 보고서.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 이 환자가 어떻게 입원하게 되었고 어떤 처치를 받았는지 상세하게 쓴다.)를 쓰게 되는데 30장이 넘는 보고서를 쓰고 있다 보면 내 손은 키보드 자판에 원래 붙어있는 것인가, 오늘 커피랑 박카스를 몇잔을 먹었더라 생각도 잘 나지 않는 간호학과 3학년이 완성된다. 

IV로 연결하는 게 효율적일것 같은 커피


 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합쳐서 한번에 보는데 준비기간은 하나도 없이 실습이 끝남과 동시에 바로 시험기간이 되기 때문에 주말에도 쉴 수 없었다. 물론 다음 주에 돌아올 퀴즈 준비와 미리 해가야할 병태생리 보고서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온전히 시험준비도 할 수 없었다. 처음으로 집에 돌아오지 않고 5주동안 온전히 학교에서만 보냈는데 평일엔 하루 많아야 세시간을 자고 주말에는 5시간정도를 잘 수 있었다. 나는 학점도 거의 포기단계에 들어선 망나니기때문에 이렇게 많이 잔거지 성실한 우리과 친구들은 나보고 언니 너무 욕심이 많다며 잠을 줄여야한다고 했었다. 

 같이 실습한 동생들은 3주차가 넘어가자 괜찮냐는 물음에도 눈물을 터트렸고, 모두가 카카오톡 프로필에 종강을 디데이 표시해두고 간절히 기다렸다. 

 나는 이번 시험기간에 모두가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조금 더안일하게 준비했는데, 역시나 성실한 간호아이들이 그랬을 리가 없더라.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내가 회사를 차리게 되면 꼭 간호사하다가 그만둔 친구들을 골라서 사원으로 쓸 것이다. 세상 이렇게 성실한 학생들이 없다. 

 정신없는 시험기간(실제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이 지나고 나면 이렇게 평화로운 방학도 찾아온다. 언제 그런 시간이 있었냐는 듯 토익도 보고 운동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서도, 자려고 누우면 이제 개강이 얼마나 남았더라.. 하며 몸서리 치는 간호학과 학생의 방학이 하루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