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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세 살 신규간호사의 블로그
간호사가되겠다고?/3학년일기

[서른한살, 간호학과3학년] 간호학과 선후배 사이, 편입 적응기, 간호학과 편입 후기, 만학도 학교 적응기

by 애착인간 2020. 7. 27.

 건대에서 편입 1년선배와 1년 후배를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송화산시도삭면도 가고. 카페에 앉아서 길게도 얘기를 나누었다. 참 좋은 사람들이다. 착하고, 나와는 다르게 열심히 살고. 게으른 나에게 열심히 해보자며 으쌰으쌰 기운도 북돋아 준다. 

 편입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주변인들이 제일 많이 물어본 것이 잘 적응할수 있겠는지였다. 나이가 10살 차이나는 친구들과 학교를 다녀야 하고, 조별활동도 하고, 밥도 같이 먹어야 하는 것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때의 나는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것만이 너무 중요해서 만약에 가서 밥도 혼자먹는 아웃사이더가 된다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했었다. 지금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조금 무리한 생각인것 같기도 하다. 나는 괜찮은데 학교의 어린 친구들은 나이많은 사람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은가. 

 우리학교는 학교정원도 많지 않고 편입생도 2명 내외로 뽑아서 많지 않다. 그리고 나이 많은 사람을 선호하지 않아서 내가 역대 들어온 사람중에 입학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이었다. 어차피 또래는 찾기 힘든 환경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항상 어떤 상황에 가도 나이가 많다는 것으로 집중을 받는 것은 부담스럽긴 하다. 대부분 조교선생님들보다 내나이가 더 많이 때문에.. 내 나이를 알고 반말해서 죄송해요ㅠㅠ라고 말씀하시는 조교선생님들께 되려 감사하고 신경쓰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게 된다. 초연해지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래도 두루두루 좋은 얼굴로 웃으면서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공부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마음도 착한 우리 과 아이들.. 

 나는 처음엔 말도 없고 조용하고 마음이 엄청 잘 맞지 않으면 속얘기도 잘 안하는 편이라 스물두살 아이들이 보기에 정말 재미없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도 잘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

 후배인 B는 나보다 한 해 뒤에 들어온 편입 후배인데, 참 마음이 착한 친구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쩌면 저렇게 순수하게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을까 싶은 다정한 사람이다. 처음 나를 보았을 때부터, 언제나 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나도 B가 있어서 다행이다. 선배인 Y도 나를 엄청 챙겨준다. 다들 나보다 어리지만 정말 좋은 친구들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나처럼 적극적이지 못한 사람도 다 친구가 생긴다. 다들 힘드니까 의지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오늘 만나서 4학년인 Y의 병원 면접 후기를 들었다. 정말 너무 힘든 과정이었고, 너무 많은 친구들이 떨어져서 하루하루가 불안했다고 한다. 나에게 열심히 해야한다고, 병원 지원도 여러군데 해보라고 다음학기에 최선을 다해서 공부해보자고 했다. 나는 이게 최선이라고 했지만 Y와 B는 그럴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번 친구들을 위해 힘내봐야겠다. 어제 본 토익이 점수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몇점이 나와도 집착하지 않고 체력을 기르는데 더 집중하고 2학기를 준비해봐야겠다. 사람을 믿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인류애는 좋은것이다.